늦은 귀가길 걱정에 한달음으로 달려가 한참을 기다렸는데 함께온 친구들과 멀리달아나는 아들
멀리서 마주친 찰나의 아들 눈빛에 사춘기 초입의 부끄러움이 느껴져 얼른 모른체 해줬다
학원을 마치고 함께온 친구들은 마중나온 부모가 없는데, 자신은 부모가 데리러온 어린 아이가되어버린 생각에 눈치도 보이고 당황스럽고 어쩔줄 몰라하는게 단 1초도 안되는 찰나에도 아들의 마음이 읽혔다.
(지나고 나서야 생각해보니 이런 헤아림을 갖게되니 진짜 부모가 되었나 싶었다)
지하철역에서 집에까지 뻘쭘하고 쓸쓸하게 아들 뒷모습만 쫓아왔더니 결국 설움이 폭발하여 제대로 인사를 하지않은 아들의 무례함을 트집잡아 한바탕 훈계를 했다
그럼에도 전혀 속도 시원치않고 기분도 울적하니 만사가 다 귀찮고 짜증나는 저녁시간이 되어버렸다
언젠가 아들 친구 서진이가 자기 엄마에게 했던 얘기라면서 아내가 내게 전해줬던 얘기가 생각났다
"정현이는 아빠랑 참 친한거 같애, 아빠가 데릴러와서 손잡고 가는거 봤는데 그렇게 보였어"
그 한문장에 뿌듯하며 세상 가장 자랑스런 아버지라 다짐하고 즐거워하던 날이 너무 그리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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