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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12

표현되어지는 마음 = 자아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라고 구내식당에서 특식이 나온 날이라서 식판을 든채로 한참이 서있다가 어렵사리 틈새를 비집고 자리에 앉았다. 한숨을 돌리니 바로 옆자리에 원장님이 계셨다. 순간 당황하고 부담스런 마음에 특식의 맛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할 점심시간이겠거니하면서 서둘러 식사를 시작했다 (상급자는 아무것도 한게 없고, 전혀 신경도 쓰지않겠지만, 하급자의 생리로 자연스레 눈치가 봐지는 세대라서) 먼저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려했는데 그런데 아무리 허겁지겁 속도를 내어봐도 앞서 시작한 원장님의 식사 진행률을 따라잡을수가 없었다 결국 원장님께서 식사를 끝내시고 조금 떨어진 곳의 냅킨을 주섬주섬 챙기셨다. 그런데 갑자기 스윽~~ 식사를 마쳐가는 즈음에 살포시 건네지는 냅킨! 놀란마음에 거듭 감사의 목례를 하고 뒤에 남.. 2024. 7. 25.
[철학] 부부싸움 화해의 기술 : 사과하는 방법 종종 아내와 여러가지 소소한 핑계거리로 다툼을 한다. 다른일에 감정이 상해서 또는 그냥 심통이 나서, 별것도 아닌 사소한 것에 트집을 잡아 날카로운 말과 행동으로 시비를 걸고, 결국 싸움을 한다. 세상에서 가장 가깝고 친한 사람이라 귀하고 소중하게 인식하기에 앞서, 본능적으로 쉽고 만만하게 느끼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양보해주고 이해해주려는 맘보다 내가 먼저 양보 받고 인정받기를 바라는 옹졸한 마음이 항상 앞서서 화를 부르는것 같다.엄밀히 따지면, 다른 어떤 사람들보다 상대함에 있어서 의식적으로 더욱 신경쓰고 조심해야할 사람이 아내이고 남편인데 말이다. 따라서, 부부싸움에 있어서는 남녀평등을 주장하고 싶지도 않고, 특정 성별 우선주의를 강조하고 싶지도 않다. 그저 부부평화를 우선시 해야한다고.. 2022. 10. 7.
[철학] 똥은 피해야 한다, 반드시 가끔 곳곳에서 갑질의 현장을 목격한다.일의 전후좌우 사정이야 어찌되었든 서로 멱살잡이하며 대등하게 싸우는게 아니라 너무 일방적으로 한쪽이 뜯기는 모양새로 말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쪽에선 시종일관 너무도 공손한 태도로 어쩔줄 몰라하면서도 애써 웃음지으며, 상냥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친절함을 유지하려 하고, 다른 한쪽에선 그럴수록 마침 기회를 잡았다는듯 그동안 쌓아두었던 마음속의 증오와 화를 상대에게 토해낸다.이 상황엔 어떤 논리적인 얘기와 설명도 필요가 없다. 그저 화를 토해내는 쪽에서 자기스스로 후련하다 생각하여 그만둘때 까지는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갑질하는 사람마다, 상황마다 제각기 필요한 만큼의 화풀이를 하고난 후에 자리를 떠나면, 남은이는 담배 한모금, 눈물 한방울, 씁쓸한 커피한잔으로 스스로.. 2022. 10. 5.
[철학] 기회는 스스로 다가오지 않는다. 길을 걷다 아내의 손을 덥썩 잡았다. 순수한 소녀감성을 가진 아내를 설레게 해주기 위함이었지만, 지금 우리나이 즈음에는 길거리에서 손잡고 다니면 남들이 불륜이라고 본다는 아내의 우스갯 소리를 들으면서도 아이의 학원시간에 맞춰 간만에 마트 장보기 데이트에 나섰다.인간의 유희 활동중에 소비가 주는 즐거움이 매우 큰건 사실이지만, 그것보다는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이 나에게 주는 배우자와의 유대감이 나는 더 행복하게 느껴진다. 어쩌면, 어릴적 엄마손을 붙잡고 재래시장을 따라 나서서 주전부리를 얻어먹은 좋은 기억 때문인지 몰라도, 데이트를 하는동안 아내와 더 가깝게 느껴지는 기분이 들어서 언제나 아내와 마트에 함께 다니는게 즐겁다.마트가 가까이에 있어서 아쉽지만 잠깐의 산책을 마무리하면서 마트 건물에 들어서는데, .. 2022. 9. 30.
[철학] 호모 노트쿠스 (Homo Notecus) : 기록하는 인간 "아빠, 그건 왜 적어놓는거야?"   아들의 젖니가 하나씩 빠질때마다, 그날의 모습을 고이 찍어 PC에 저장해두었던 사진을 찾아보면서, 젖니 하나하나마다의 빠진 날짜, 뽑힌 위치, 그리고 빠진순서 등 내용을 메모하고있는데,어느샌가 아들이 불쑥 나타나서 물어본다.   순간 엄청 놀라고 당황했다. 왜냐면, 지금껏 빠졌던 젖니를 모두 보관하고 있는데, 아들은 첫번째 젖니가 없는줄 알고있기 때문이다.     모든 부모에게 마찬가지겠지만, 젖니가 처음 빠진 이벤트는 너무나 소중하고 중요하다. 순수한 나이에 아름다운 기억을 한조각이라도 더 만들어 주고 싶어서, 아이와 함께 배개 밑에 젖니를 놔두고 아이가 잠든동안 Tooth Fairy 가 젖니를 가져가고 대신 깜짝선물을 놔두기를 같이 기도했었다.   아직도 순수한 .. 2022. 9. 28.
[철학] 부부, 균형과 조화의 결정체 : 부부싸움 화해를 위한 글 아들에 들려주고 싶은 삶의 철학과 교훈 나의 초등학생 시절,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는 또하나의 장면은 바로 엄마의 커피다.정신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맞이한 한가로운 주말오후. 어머니는 달짝지근한 냄새가 나는, 미숫가루 색깔의 뜨거운 무언가를 준비하시고, 에이X 크래커를 살짝 찍어드셨다.       당시엔 항상 배가 고픈나이였던건지, 아니면 어머니가 드시는건 모든게 맛있어 보여서인지 모르겠지만, 어머니께 찰싹 달라붙어 맛을 보여달라며 졸랐다.하지만, 어머니는 그것이 마치 독약이라도 되는듯 먹으면 큰일 난다며 "어른들이 마시는 음료"를 맛보는걸 막으셨다. 하지만, 호기심에 굶주린 혈기충만 초등학생을 어찌 말리실수가 있으시랴.어머니의 손을 뿌리치고 의문스런 액체에 에이X를 찍었다가 한입 베어먹은 순간!!.. 2022. 9. 23.
[철학] 감사, 겸손의 다른 말 아들에 들려주고 싶은 삶의 철학과 교훈유전적인 영향으로 내 어머니는 간이 안좋으셨다. 내가 군복무시절에는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사형선고"까지 받으실만큼 많이 아프셨다. 급하게 휴가를 받아 부리나케 달려와 어머니를 마주하기전 가족들이 진정을 시켰음에도 불구하고, 노랗게 변해버린 눈과 두꺼비 처럼 볼록해진 어머니의 배를 보고는 제대로 얼굴을 마주할수가 없어서 뛰쳐나와 화장실 구석에서 꺽꺽 거리며 들썩이는 어깨로 눈물을 가리고, 터져나오는 울음을 억지로 삼켰다. 그렇게 다가올 슬픔의 시간을 준비하며 가족들 모두 절망에 빠졌다. 그런데 이후 어머니는 삶에 대한 강인한 의지와 가족들의 응원, 그리고 의료진의 기술적 도움 때문이었는지, "장례식장으로 가는 급행열차"라는 대학병원의 입원병동에서 기적처럼 빠져나오셨다.. 2022. 9. 21.
오늘 하루의 소중함 다큐멘터리 "앎" 中 에서... 조금만 더 아이들을 키우고 싶다고, 너무나 가슴저미는 환자의 인터뷰를 보고있으니, 엄마가 "선고"받으시고 부대에서 새벽에 영내순찰중에 교회앞에서 혼자 기도드렸던게 생각났다. 그때 나도 똑같이 "아직은 준비가 안되었다고..." 그렇게 기도했는데, 같은 얘길들으니 울컥했다. 누구에게나 칭송받는 위인이 아니라 나만의 위인을 꼽으라면 이제 저 사람을 꼽고싶다. 세상에 저런 사람이 있을까? 내가 헛되이 보내는 지금 이 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인지, 내가 얼마나 삶을 애착있게 살아내고 있지 못하는지, 너무 부끄럽고 죄스럽게 만들었다.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야겠다. 삶의 궤적이 구불거리지 않게 먼곳의 목표를 정해놓고 달려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이 다큐를 보고나서.. 2016. 12. 27.
아름다운 뒷모습 지구를 살리고자하는 나의 작은 실천행동으로 매일 아침 머그컵을 씻는다. 회사 한켠에 주방? 세척실?이라고 별도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으니 아침에 생리현상과의 투쟁을 펼치는 이와 마주치지 않아 서로가 불편함이 없다. 또, 항상 가득채워진 세정제와 수세미는 환경을 보전하고자 하는 나의 불타는 의지를 응원해주는것 같아 기분이 꽤 괜찮다. 하지만, 하루를 준비하는 아침시간에는 러시아워에 지하철에 승객이 몰리듯 이 좁디좁은 공간에 사용자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그래서 가끔은 여유를 가지고 조금 늦게, 천천히 이곳에 들른다. 아무리 여직원들이라도 각자의 시간이 바쁘니 그네들이 다녀간 뒷자리는 어수선하다. 그런데, 오늘은 탕비실을 마지막으로 사용하는 여직원과 마주쳤다. 가볍게 목례를 나누고 그곳에 들어서니 곱게?! 접어.. 2014. 7. 3.
생일케잌과 촛불 "꽃보다 할배" 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는중에 감격적인 생일축하 장면이 나왔다. 촬영을 함께하는 동료를 위한 깜짝 파티였다. 깜짝 놀람의 기쁨을 선사하는 이의 긴장감과 뜻하지 않게 대접받는 이의 고마운 미안함이 교차하는 찰나에 작은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큰 호흡으로 한번에 다 꺼뜨릴수 없는, 부담스러울만큼 많은 촛불들이 그렇게 달가워보이지 않는것 같다. 차려주는 사람의 핀잔섞인 말에, 한번에 다 끄지못해 가쁜숨을 재차 몰아쉬는 다급한 호흡에 많이 가지고 싶지않은, 달갑지 않은 세월의 흔적, 나이가 못마땅해지는것 같다. 인간이기에, 살아가면서 많은것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지사이지만, 많이 가질수록 부담스럽고 버거워지는것이 나이인가싶다. 아무리 욕심이 많은 사람일지라도 나이 만큼은 선뜻내어주고 나눠주.. 2013. 8. 18.
산행 = 찰나의 도피 진급심사에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결과를 대면하고, 다음날 아파트 뒷산의 삼각봉에 올랐다. 진급심사의 결과를 마주하고 순간 억울하고 화난 감정이 가득하여, 시원하게 드라이브를 해볼까 했지만,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마음에 사고가 날까 걱정되어 차라리 산을 올랐다. 등산로 초입을 지날때만 해도, 온갖 나쁜 감정과 끔찍한 상상들이 머리속 가득하였지만, 산을 오르는 중턱에서는 어느덧 나도 몰래 미소가 살짝살짝 지어졌다. 이윽고, 정상에 올라서니 시원한 바람과 풍경이 내마음의 지저분한 찌꺼기들을 말끔히 씻어준듯하여 마음이 평온하고 즐거움만 가득했다. 하지만, 내려오는길에 한걸음 한걸음 조심스레 발을 내딛으니 신기하게도 정상에서 훌훌 털어버렸다고 생각했던 온갖 악감정들과 기억들이 하나씩 하나씩 머리에 쏙쏙 박히는것 같았.. 2012. 12. 17.
(처세술) 조직에서 살아남는 자 : 입안의 혀 아침에 출근해보니 책상위에 떡하니 놓여진 "드립커피" 한봉지... 누가 올려놨는지 대~충 짐작이 간다. 의도적인것을 알지만 그리 밉게 보이지 않는 이러한 소소한 행동들이 그사람에 대한 인상을 아름답게 만든다. 이러한 행동, "니가 얘기한건 내가 다 기억해줄께.." 조금 달리보면 오싹한 스토커의 얘긴듯 하지만 반대쪽에서 보면 너무나 따스하고 다정다감한 마음을 가진 천사의 모습으로 비칠것이다. 젊은 사람이 이정도 감흥이 느껴지는데.. 하물며, 퇴근하여 현관문을 들어서도 본체만체 TV에 빠져있는 wife 의 얼굴을 마주해야하는 사오정 세대라면.. 얼마나 귀엽고 깜찍해보일까. 과연 "입안의 혀"라 해도 과하지 않을터... 세상 모든사람들에겐 배울점이 있다고들 흔하게 얘기하는데 난 과연 이러한 삶에 대한 자세를 .. 2012. 7.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