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곳곳에서 갑질의 현장을 목격한다.
일의 전후좌우 사정이야 어찌되었든 서로 멱살잡이하며 대등하게 싸우는게 아니라 너무 일방적으로 한쪽이 뜯기는 모양새로 말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쪽에선 시종일관 너무도 공손한 태도로 어쩔줄 몰라하면서도 애써 웃음지으며, 상냥하고 부드러운 말투로 친절함을 유지하려 하고, 다른 한쪽에선 그럴수록 마침 기회를 잡았다는듯 그동안 쌓아두었던 마음속의 증오와 화를 상대에게 토해낸다.
이 상황엔 어떤 논리적인 얘기와 설명도 필요가 없다. 그저 화를 토해내는 쪽에서 자기스스로 후련하다 생각하여 그만둘때 까지는 끝나지 않는다. 그래서 갑질하는 사람마다, 상황마다 제각기 필요한 만큼의 화풀이를 하고난 후에 자리를 떠나면, 남은이는 담배 한모금, 눈물 한방울, 씁쓸한 커피한잔으로 스스로를 다독인다.
이것이 감정노동을 하는 사람들의 일상이다.
다행한 일인건지, 나랏일 하시는 분들이 이러한 가엾고 불쌍한 이들의 처우를 파악하여, 권익을 보장한다며 언젠가부터 사회 이곳 저곳에 포스터 붙이기에 바쁘시다. 내용인즉, 현장의 뒤편에서 상처받은 자들을 위로하는 소극적 방식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공격하는 자들에게 따끔한 충고로 교화를 해보겠다 하심이다.
그런데, 효과가 있을까?
나의 결론은, "효과 없음" 이다.
가끔씩 포스터의 내용을 한자 한자 뚫어져라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이 있지만 사실 그들은 그걸 안봐도 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미 그들은 다른 사람들의 얘기에, 상대방의 마음에 넓고 깊은 이해와 공감을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런 포스터 하나에도 눈을 뜨고, 귀를 기울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그 포스터를 봐야 할 대상자들은 오히려 포스터 바로 앞에서 침을 튀기며 혈압을 올리고 울그락 불그락한 얼굴을 들이민다.
세상의 아이러니라는게 이런게 아닐까?
정작 안봐도 되는 사람들은 더 집중해서 보고 봐야할 사람은 안보는 웃픈상황.
물론 사람은 변하지 않기에 설령 포스터를 백번 보더라도 교화는 불가능 하겠지만 말이다.
한편, 세상은 이런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가는 곳이다.
무인도에 살지 않는 한 살면서 부득이하게 사람들과 마주칠수 밖에 없고, 고로, 다양한 저마다의 생각이 각자의 시각에서 서로 부딪쳐서 갈등이 발생할수 밖에 없다.
물론 태생적으로 갑질을 즐기는 이들이 문제의 원인이라 볼수도 있지만, 또 어느곳에서는 그런 갑질로부터 설움 당한 사람들이 그 억울하게 눌린 마음을 또다른 누군가에게 쏟아내는 악순환 때문에 그러한 현장이 끊이지 않는것 같다.
지금의 나는 왠만한 경우라면 담대하게 넘길만큼 연륜이 쌓여있지만, 애뜻한 부모의 심정을 가지게 되니 소중한 아들이 걱정스럽다. 아들이 자라면서 보여주는 모습으로 짐작해 보아하니 순하고 여린 종류의 사람이라, 내가 예전에 그러했듯 사람들로부터 크게 상처받고 힘들어할것 같다.
그래서, 내가 경험했던 아픈 순간의 힘든 고통을 피할수 있게 미리 지혜의 씨앗을 마음에 심어주기로 했다.
"아들아, 세상엔 "똥"이 참 많다.
사람인듯 보여도 잠시 주의를 기울여 보면 악취가 진동하는 "똥"인걸 금방 알아차릴수 있을꺼다.
똥은 건드리면 안된다. 근처에도 가면안되고, 보이면 미리 얼른 피해야한다.
똥을 만나 피함에 있어 "비겁함"을 생각치 마라.
타인에게 포악함을 내비치거나, 약자에게 굴림하는 이가 비겁하고 추한 똥인것이지,
더러움을 피해가고, 참는것은 "용감함" 이다.
만약, 어쩔수 없이 밟게 되거나 옆사람이 밟은게 튀어 나에게 묻으면 그또한 어쩔수 없다.
똥에게 더럽다고 화를 내고 소리치면 나만 바보다.
그냥 재수 없다 생각하고 그저 씻어내는게 내 마음을 위하고 몸을 보호하는 상책이다.
세상 더러운 "똥" 때문에 아름다운 세상의 많은것들을 놓치고 살지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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