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을 이겨내라고 구내식당에서 특식이 나온 날이라서 식판을 든채로 한참이 서있다가 어렵사리 틈새를 비집고 자리에 앉았다.
한숨을 돌리니 바로 옆자리에 원장님이 계셨다.
순간 당황하고 부담스런 마음에 특식의 맛도 제대로 음미하지 못할 점심시간이겠거니하면서 서둘러 식사를 시작했다
(상급자는 아무것도 한게 없고, 전혀 신경도 쓰지않겠지만, 하급자의 생리로 자연스레 눈치가 봐지는 세대라서) 먼저 식사를 마치고 일어나려했는데
그런데 아무리 허겁지겁 속도를 내어봐도 앞서 시작한 원장님의 식사 진행률을 따라잡을수가 없었다
결국 원장님께서 식사를 끝내시고 조금 떨어진 곳의 냅킨을 주섬주섬 챙기셨다.
그런데 갑자기 스윽~~
식사를 마쳐가는 즈음에 살포시 건네지는 냅킨!
놀란마음에 거듭 감사의 목례를 하고 뒤에 남아 식사를 마쳤다.
사무실로 돌아오는길에 잠깐의 에피소드에 대한 여러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냅킨을 건네는 행동은,
연륜에서 나오는 눈치였을까
높은 직급에서 행해지는 내리사랑이였을까?
그런것들은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생각과 행동의 프로세스이겠지만,
그간에 보았던 여러가지를 근거하여
그분이 가진 태생적인 타인에 대한 배려와 측은함이 였기에 그위치에 오르지않았어도 그런 입장이 되지않았어도 자연스레 나왔을 행동일것 같다
윗사람에 대한 존경은 가볍게 떠들어대는 찬양이 아니라 돌아서도 진하게 남는 향기처럼 끊이지 않는 감사함이 아닐까?
나도 그런 잔향을 풍기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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