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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생일케잌과 촛불

by loveson 2013. 8. 18.

"꽃보다 할배" 라는 TV 프로그램을 보는중에 감격적인 생일축하 장면이 나왔다.

 

촬영을 함께하는 동료를 위한 깜짝 파티였다.

깜짝 놀람의 기쁨을 선사하는 이의 긴장감과 뜻하지 않게 대접받는 이의 고마운 미안함이 교차하는 찰나에

작은 생각이 스쳐지나간다.

   

   

큰 호흡으로 한번에 다 꺼뜨릴수 없는, 부담스러울만큼 많은 촛불들이 그렇게 달가워보이지 않는것 같다.

차려주는 사람의 핀잔섞인 말에, 한번에 다 끄지못해 가쁜숨을 재차 몰아쉬는 다급한 호흡에

많이 가지고 싶지않은, 달갑지 않은 세월의 흔적, 나이가 못마땅해지는것 같다.

 

인간이기에, 살아가면서 많은것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지사이지만,

많이 가질수록 부담스럽고 버거워지는것이 나이인가싶다.

 

아무리 욕심이 많은 사람일지라도 나이 만큼은 선뜻내어주고 나눠주고 싶지만

인생이라는 달콤한 케익을 맛보며 하나 둘씩 쌓여진 계산서처럼 그것은 나 혼자서만 감당해야하는 것이기에

모두가 공평하게, 또 자연스럽게 가득 가지게 되지만 씁쓸한 맘이 드는것이겠지.

 

나도 멀지않은 날에, 가족이든 친구든 날위해 준비한 이들의 뿌듯한 미소에 둘러싸여 침침해지는 노안을 휘영청 밝혀줄 많은 촛불이 가득한 생일케익을 받겠지.

그때도 아마 지금 내가 했던 생각을 떠올릴테지만, 많이 가졌음에도 뿌듯하지 않고 되려 거추장스럽고 달갑지 않은 느낌이 들겠지.

 

하지만,

달갑지는 않되 후회스럽지도 않은 계산서를 받아보기위해 성실히 삶을 살아가야 겠지.

적어도 쌓여있는 계산서를 돌이켜 봤을때 좋은 음식과 좋은 경험을 가졌던 대가의 계산서를

근사한 풍광을 배경으로 멋드러진 의자에 기대어 바라본다면 그나마 괜찮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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