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집콕을 좋아하는 나랑 와이프라서 날씨가 추워지면 더더욱 집에 틀어박히고 싶어하는 부부다.
하지만, 자식을 키우는 입장이 되다보니 내가 하고싶은것만 할수 없음을 자각한다.
무엇보다도 다양한 경험이 아이가 넓은 생각을 갖게하는데 도움됨을 알기에 억지로 무거운 엉덩이를 들고 일어서자 다짐해 본다.
근데,, 이 추워지는 날씨에 어디를 간단 말인가?
어릴땐 아버지를 따라 해병전우회 모임에서 계곡이든 바다든 이곳저곳 다니며 야외 텐트에서도 숙박을 했는데, 지금은 감히 용기가 안난다.
그래서 야외활동, 캠핑에 진심인 친구 가족 여행밥상에 슬쩍 숟가락을 얹었다.
불멍. 다른건 몰라도 이것 때문에 캠핑을 다니나 싶다.
어릴적 불장난에 시간가는줄 몰랐듯, 아이와 함께 나무장작을 쑤셔넣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저 불이 붙어서 재가되어 없어지는 것인데, 그냥 재밌다고 아이들은 불멍 내내 흥분하고 들떠있었다.
반면, 나이가 들어서 인지, 어른들은 "원적외선"에 더 열광했다.
미처 쿠킹호일을 준비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고구마를 집어넣고 열심히 뒤젹여서 맛나게도 먹었다.
펜션 건물에서 따땃~~~하게 단잠을 자고나서
다음날엔 캠핑장 근처 가야테마파크로 놀러갔다.
쳐다보기만 해도 아찔한 높이에 주렁주렁 케이블이 매달려있었는데, 과연 아들이 할수 있을까 싶었다.
나를 닮아서인지 워낙 겁이 많은 아들이라 선뜻 해보라고 권하기가 어려웠다.
군중심리. 같이 간 다른 아이들이 빨리빨리 하겠다고 설쳐대니 아들도 얼떨결에 따라서 장비를 착용하고 떠밀리듯 타워로 올라갔다.
첫번째 단계에서부터 그냥 얼음이 되어 대롱대롱 매달렸지만,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자신감이 붙었는지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어서까지 줄타기에 열심이었다.
내년 봄에 날씨가 따뜻해지면 다시한번 오기로 약속을 하고 다음코스로 향했다.
아무리 안전장치가 잘 되어있어 안전하다지만 조금전 익사이팅 타워보다도 훨씬 높은 곳 외줄에서 사이클을 타는것인데 아들이 용감하게도 쌩쌩달리며 신나게 탔다.
여지없이 한번 타는건 시시하다고 또, 또, ... 연발을 했다.
매일 보는 아들이라, 매일 하는 일상이라 아이가 얼마나 자라나는지 잘 알수 없었는데
이렇게 밖에 나와 용감하게 이것저것 도전하는 모습을 보니 건강하고 바르게 성장해주고 있는것 같아서
다행스럽고 고마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