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이가 어버이날을 기념하여 카네이션을 만들어 왔다.
시간이 지나서 사진을 보며 생각하니 아들의 그 따뜻한 마음에 대해 충분히 기뻐해주고 반겨주질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지금보다 더 어렸을땐 숨쉬는 소리하나, 배냇짓 하번, 옹알거림 한번에도 물개박수에 온갖 호들갑을 떨었는데 서로의 기억속에 추억을 쌓을수 있는 지금, 기특하고 고마운 효행에 그냥 무덤덤히 반응한거 같아서 미안하고 안타까울따름이다.
아들의 감정과 인격에 대한 호기심이 커져갈수록 뜻하지 않게 아들의 사소한 행동에도 문득 과도한 의미부여를 해보고 싶어서였을까?
"잘만들었네, 진짜같다, 아빠엄만 너무 기분좋아, 고마워" 하며 포근하게 안아주고 마냥 행복한 미소로 화답하는 대신 훈육의 욕구가 또 발동하여 사뭇 진지하게 질문이 앞섰다.
"카네이션 만드는거 어땠어?"
"이거 만들면서 무슨생각했어"
라는 물음에 그냥 재밌었다고 천진난만하게 웃는 아들을 보며, 머리아픈 공부가 아니라 소소하게 재미나고 다소 여유롭게 느껴지는 미술시간의 창작활동, 그것뿐이었을까 싶어서 속으로 못마땅했던건 아닐까?
과연 그럼 정현이는 어떤마음으로 색종이를 접었어야했을까?
그리고 그렇게 만든 종이 카네이션은 과연 아들에겐 어떤 의미여야 했을까?
아직은 철없고 어린나이에, 너무많은 기대를 하는건 아닐까?
결국 부모에 대한 생각, 즉, 존중과 공경의 마음은 배우는것이 아니라 스스로 깨우치는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내가 던진 질문들로 아들에게 자유로이 생각할수 있는 여유를 뺐는건 아닐까?
사람은 " ~ 그럴껄" 하는 말을 죽음의 문턱까지 가져간다고 어머니께서 항상 말씀하셨는데, 오늘의 나도 또한번 후회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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